[캠프에 오기까지] 2025년 겨울 HAFS 캠프에 오기 전에도 캠프 신청을 했었고, 성공하여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항상 개인적인 일정으로 인해 원점으로 돌아가고는 했었다. 이미 캠프에 와본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말하기를, 너무나 값진 시간이었다고 해 더욱더 아쉬움이 컸었다. 그러한 기대 끝에 온 캠프였기에 더욱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생활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기대하고 기대하던 캠프 입소날이 왔을 때, 문득 걱정이 되었다. 기숙사 생활은 해본 적이 없었을 뿐더러, 가족과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내본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던 중, 마침내 캠프에 도착했다. 처음에 도착했을 때 멘토 선생님이 차 트렁크에서 짐을 내려주시고, 기숙사까지 나를 데려다주셨다. 처음에는 긴장이 많이 되었지만, 상냥한 멘토 선생님이 기숙사까지 데려다 주셔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캠프 첫날] 기숙사에서 명찰을 가지고 식당으로 갔을 때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계속되는 침묵 속에서 친구 한명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서로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하며 서로가 편하게 느껴져갈때쯤 선생님들이 반 이름을 불러주셨다. 마침내 내가 속한 반인 Westpoint의 이름이 불렸고, 우리반 16명은 그 때 처음 만나게 되었다. 처음 교실에 들어갔을 때 반에는 어색한 공기가 흘렀고, 말 한마디조차 오가지 않았다. 조경호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저녁을 먹었을 때는 벌써 하루 일과가 끝나 있었다. 기숙사로 돌아가 처음 본 룸메이트와 함께 그림도 그리고, 다음날 테스트를 볼 단어들을 외우고 침대에 누웠을 때 드디어 캠프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인상깊었던 수업, 프로그램] -캠프에 가서 가장 먼저 들은 수업은 PT였다. 우리반이 3주동안 배울 프레젠테이션 수업의 주제는 바로 ‘의학’이였다. 이 수업에서는 반 친구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많았어서 이 수업을 계기로 친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평소에 관심이 있었지만 깊게 배워보지 못한 분야라서 3주동안 온전히 우리 몸에 관해 탐구하는 것에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PT에서는 안락사에 관련하여 모의 UN을 개최해 나라별로 안락사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가질 수 있는지, 또 한 팀당 주제 하나를 선정하여 contest를 진행했다. Contest 팀에는 Anna, 규현, 그리고 라첼, 나를 포함해 4명이 있었다. 우리 팀은 severe mental illness, 즉 중증정신질환에 관한 주제를 맡았다. SMI중에서도 조현병과 관련해 병 그 자체 뿐만 아니라 조현병이 어떻게 환자 개인, 또는 주변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찾아보는 게 정말 흥미로웠다. PT 수업은 내가 HAFS 캠프에 온것에 보람을 느끼게 해준 수업이었다. -캠프에 와서 정말 즐겁게 수업했던 과목은 디베이트였다. 과거 한국어로 토론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다른 형식인 AP 디베이트(Asian Parliamentary Debate)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처음에는 역할과 순서를 외우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논리를 중요시하는 디베이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주장을 만들어내고, 또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것또한 재미있었지만, 내게 무엇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역할은 Reply 였다. 사실 초반에는 토론 전체를 요약하는 reply는 가장 쉬운 역할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직접 reply를 해보면서 단순히 쟁점이나 주장들을 ‘요약’만 하는 것이 아닌 왜 우리 팀의 주장이 더 합리적인지를 논리적인 이유로 밝히며 즉흥적으로 judge들을 설득시키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디베이트 예선에서 즉흥적인 것을 피하려 DLO역할을 맡아 주장을 밝히고 상대팀의 말을 반박했다. 하지만 반박이 충분히 준비가 가능한 범위였기에 그저 편하게만 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하지만 오히려 본선에 진출하고 나서부터는 내가 더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역할인 reply를 선택했다. 8강에서는 우리 팀 내에서 주장들이 완벽히는 정리가 되지 않은채로 토론을 해야했기에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생각치 못했던 대상을 타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무슨 일을 하던지 나 자신을 더 굳게 믿고, 또 믿을 수 있을만큼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자신도 나를 믿지 못할때 응원해 주신 Kate 쌤께 정말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디베이트 수업은 나의 논리 뿐만 아니라 나를 향한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방과후 수업이라고 볼 수 있는 ET 수업이 나에게 가장 즐거운 수업이었다. 디베이트 진출을 위해 늦게까지 남아 준비해야 할때도 ET수업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내가 고른 ET 수업은 해부학과 신경해부학 수업이였다. 이 수업이 더 즐거웠던 이유는 아무래도 이 수업을 맡아주신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신 Kate쌤이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론에 대해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그 이론을 느낄 수 있는 체험들을 많이 준비해주셔서 6번의 수업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었다. 예를 들어, 척수 반사에 관해 배울때면 무릎반사를 해보게 하신다던지, 또 파킨슨병 환자들에 관해 배울때면 테이프로 한쪽 팔을 감아 그 병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이해가 더욱 잘 되었다. 박스 테이프를 하나하나 자르시느라 손이 베었다고 하셨을 때 큰 감사함을 느꼈다. [HAFS 캠프를 마치며] 3주 동안의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 것만 같았다. 정든 친구들, 선생님들, 교실들을 떠날 때 그 시원섭섭한 감정을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다. HAFS 캠프에서 라크로스라는 운동도 처음 배우고, 수학공부법과 꿈을 찾는 방법을 배우는 특강도 듣고, 골든벨도 하고, 같이 장기자랑 연습을 하고,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매일같이 맛있는 밥을 먹으며 수업을 들을때 영어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도 더 가까워졌다. PT와 ET 수업을 통해 의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매일같이 단어 테스트를 보며 성실함을 배워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퇴소 전날 선생님들이 만드신 영상을 보고 기숙사에 도착할때까지 펑펑 울고 다음날 긴 편지를 써준 친구들의 모습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Kate 선생님, Tay 선생님 3주간 정말 감사했고, Jenny, Kate, Rachel, Haim, Bomin, Yuhyun, Anna, Goeun, Lucy, Kyuhyun, Han, John, Junon, Leo, Sean 만나서 반가웠고 고마웠어! HAFS 캠프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고, 도전과 성장의 발판이 되어주었다. 캠프에서 만난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 즐거운 수업들은 평생 2025년 겨울의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