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중, 엄마에게 이번 여름방학에는 한 번 알차게 보내보자는 말과 함께, 용인외대부고 캠프에 입소하게 되었다. 맨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딱히 큰 관심이 생기지 않았었다. 게다가 그간 보내왔던 여름방학은 다 침대에 엎어져 낮잠 자고 숙제는 하긴 하지만 정작 나에게 꼭 필요한 공부는 잘 하지 못했기에, 하루 종일 공부만 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경악할 뿐이었다. 그래도 엄마에게서 벗어나, 나 스스로 공부하고 Grammar 공부도 좀 하고 오자, 라는 생각으로 HAFS level test를 보게 되었고 나는 어느새 25기 HAFS Vandervilt반 교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맨 처음에는 정말 떨렸다. 다른 후기들을 찾아보았을 때 여기 오는 아이들은 공부를 정말 잘한다고 들어서,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나는 많이 소심해서 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하는 데다가 발표도 잘 하지 못 하는 스타일이었다.
듣던대로 이곳은 자습 빼고 모두 영어 공부만 있었다. 다른 영어 선생님들과 공부하는 Grammar, Debate, Essay, PT 등등. 보통은 자습하는 시간이었던 Counseling, Homeroom 시간, 또는 담임 선생님과 만들기를 하는 English activity, 방과후 수업인 Elective track 등의 수업들이 있었다. 다른 영어 선생님들과 공부하는 수업 등은 아무래도 ‘에이, 뭐 재밌기야 하겠어?’ 라는 생각이 맨 처음에는 들었다. 근데 재미있었다. 내가 평소에 하는 공부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재미있었다. ‘아하, 이게 공부하는 맛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언제나 게으른 사람이기에 기숙사로 가면 공부에 집중을 못하고 딴짓만 주구장창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나를 위해 존재했던 시간은 바로 Homeroom, Counseling 시간이었다. Counseling 시간이라고 하면 그저 상담하는 시간으로 이해하겠지만 친구들 모두 상담해야 해서 나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존재했다. 그래서 나는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중학교 1-1 일차방정식에 대해서 더 깊이 고민해보면서 혼자 힘으로 문제를 더 풀어보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영어 공부는 하러 왔지만 스스로는 수학적인 성과도 만족스러웠다.
많은 학생들은 학교에 밥 먹으러 온 다는 말을 자주 한다. 다른 학교는 몰라도 이 학교는 진짜 밥먹으러 오고 싶은 학교였다. 아웃백 컨셉의 급식, 분식 컨셉의 급식. 이 얼마나 맛이 있었는지.... 거기에다가 기숙사에 들어갈 때 언제나 주시는 간식까지 진짜 완벽했다. 개인적으로는 올드 글레이즈와 우유가 기억에 남는다~^^.
소심해서 발표도 잘 못하고 친구도 쉽게 사귀지못하는 나, 이 캠프에서는 이 고민을 안해도 됐었다. 친구들이 이상할 정도로 다들 착하고 재미있어서 적응하기가 좋았고, 답이 틀릴까봐 눈치가 보여 손을 들지 못하는나에게 그냥 강제로 손을 들어 어떻게든 그 답을 말하게 하고 격려해주는 친구까지. 친구 걱정? 소심한 성격 걱정? 다 필요없다. 그냥 이 캠프는 3주를 위한 만반의 준비와 나의 노력하겠다는 마음, 그리고 몸만 오면 된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후기를 써본 것은 처음이다. 처음엔 어떻게 쓸까 고민이 많았는데 쓰면서 지난 3주를 되돌아보니, 글이 술술 나오는 것이 스스로도 신기하다. 그만큼 재미있고 즐거웠던 캠프였다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다른 무엇보다도 캠프 퇴소날까지 함께 했던 담임 Haran쌤, 부담임 Jay쌤, 그리고 Vanderbilt반 친구들, 함께 울고 웃으며, 캠프 즐겁게 보내게 해 주어서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늘 최선을 다해 주신 선생님, 의지가 되었던 친구들 덕분에 캠프 동안 무사히 지낼 수 있었어요. HAFS 3주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추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