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엄마에게 내가 외대부고 캠프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정말 난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드디어 말로만 듣던 외대부고 캠프에 가다니, 이번 여름방학은 정말 알차게 보낼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가득차 내 마음을 붕 뜨게 만들었다. 정말 기대 되었다. 아, 새로운 일상 새로운 생활, 모든 것들이 기대가 되었다. D-1, 엄마와 함께 마지막으로 짐을 싸고 캠프에 있을 내 미래를 상상하며 침대에 누웠다. 마침 창밖으로 가만히 달이 비추길래 3주동안 알차게, 재밌게 보내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면서 잠에 들었다. 아마도 달은 내 소원을 들어준듯 하다. 드디어 캠프에 입소 하는 날, 점심을 먹고 설렘 반, 떨림 반을 안고 캠프로 향했다. 이제 3주간 못들을 노래들을 들으면서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니 하늘은 왠지 내가 오는걸 반기는 것 같았다.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하라고, 넌 3주동안 정말 행복할거라고 암시하는것 같았다. 주차장에서 부모님과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내리니 어떤 남자 선생님께서 트렁크에있는 내 캐리어를 꺼내 주시고 위층으로 올라가라고 하셨다. 올라가서 발열 체크를 하고 기숙사로 가서 짐 정리를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지런하게 정리가 된 침구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책상엔 내 이름표와 룸메이트의 이름표가 있었다. 아마 다른 반 친구인것 같았다. 몇분 뒤, 그 친구가 들어왔다. 내가 먼저 말을 건네고 우린 금세 친해졌다. 같이 짐 정리를 하고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전체 집합 시간이 되어 급식실로 내려갔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하고 있자 저 멀리서 Arizona!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 가보니 우리 반 친구들이 앉아 있었다. 모두 다 새로운 친구들이었다. 바로 한명한명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 아직은 핸드폰을 내지 않아 서로서로 전화번호 교환을 하고 수다를 떨었다. 그때 외대부고 입학홍보부장님께서 오셔서 간단하게 인사말과 연설을 하고 가셨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앞으로 3주간 수업을 할 교실로 이동했다. 자리를 잡고 앉자 담임쌤과 부담임쌤께서 정식으로 자기소개를 하셨다. 담임쌤의 이름은 Ally쌤이고 부담임쌤의 이름은 Phillip쌤이었다. 선생님들 모두 좋은 분이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단체복을 받고 핸드폰을 걷고 교과서를 받고 이제 기숙사로 가는 길에 가만히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난 직감했다. 난 여기서 정말 좋은 나날을 보내겠구나 여기 온걸 후회 안하겠구나. 우린 여기서 Debate, Essay, PT, Film, Sports Club, Activity, 그리고 ET 수업을 들었다.
특히 난 Debate를 기대했다. 내가 워낙에 토론 같은걸 좋아하기도 하고 학교에서도 굉장히 재밌게 한 경험이 있어 기대를 많이 했다.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AP Debate가 뭔지, 역할은 뭐가 있는지 세부적으로 배우고 연습했다. 앞으로 있을 대회를 대비하면서. 예선은 첫째주 토요일에 있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이기고 싶었다. 예선 당일, 정말 떨렸다. Ohio반이랑 붙었는데 다들 만만치 않았다. 내 의견을 다 말하고 다시 자리에 오자 긴장이 풀렸다. 처음 한 것 치곤 나 자신이 만족스러웠다. 결과가 어떻든 난 열심히 했으니 그것만으로라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위안 삼았다. 내 팀원들도 모두 잘해줘서 오히려 내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아쉽게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예선 탈락이라니 너무 아쉬웠지만, 엄마가 편지에 나의 결과가 어떻든 이 경험들이 모두 내 삶의 자양분이 될것이라고 하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써주셔서 그래, 기회는 오늘만 있는게 아니니까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지냈다. 매주 주말엔 수업이 없어 선생님들이 다양한 이벤트들도 준비해 주셨다. 예를 들어서 체육대회, 골든벨 같은 것들이 있었다. 한주간 힘들었던 우리에게 단 비가 내리듯 그런 이벤트들은 우리 캠프 생활에 정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친구들과 함께 노래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고 응원 점수를 받기 위해 목이 터져라 우리 반을 응원하니 이 순간만큼은 내가 제일 행복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힘든 것들을 다 잊고 이 순간에만 몰두 하면 정말 내가 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또 열심히 한주를 보내야지! 라는 생각이 들어 날 움직일수 있게 했다. PT는 주제가 AI와 영어교육에 대한 것이었는데 우린 또 그걸 세부적인 주제로 나눠 PPT를 만들어야 했다. 인터넷사용이 아예 금지였던건 아니지만 모든 정보들을 다 찾아보는건 금지였기에 선생님께서 논문을 프린트해 가져다 주셨다. 우리 팀의 주제는 AI스피커였다. 나는 PPT를 만드는 역할이라서 팀원들이 대본을 만드는걸 도와주고 논문에서 중요한 부분을 찾아 하이라이트하고 예선 며칠전에 PPT를 완성했다. 예선은 마지막주 수요일이었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팀원들이 하나하나 발표 할때마다 PPT를 넘기고 또 질문에 답하니 그래도 이번 PT는 정말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우리가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은 바로 다음날, 퇴소 전날이었다. 그날은 장기자랑도 있어서 열심히 춤 연습을 하고 기숙사에 들어가서 예상 질문을 곰곰히 생각해봤다. PT는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았다. 기왕 결승까지 간거 끝장을 보자는 생각이었다.
다음날, 마지막으로 캠프에서 보내는 하루였다. PT 결승에서, 우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실력을 발휘 했다. 결승이다 보니 역시 질문 난이도가 상당했지만 최선을 다해 대답했다. 심사위원 선생님들께서 웃으면서 뭔가를 작성 하시는걸 보니 왠지 안심이 되었다. 팀원들이 수고 했다고 칭찬해줬을때 정말 고마웠다. 이제 모든게 다 끝나고 마지막날이니 난 마음 편히 장기자랑을 즐겼다. 마지막 날인 만큼 정말 열심히 즐겼다. 선생님들도 깜짝 공연을 해주셔서 저절로 박수와 환호성이 나왔다. 장기자랑이 끝나고 반에 들어가니 Phillip쌤이 Ohio반이랑 같이 해야 할게 있다고 하셔서 우린 Ohio반으로 들어갔다. 그건 바로 25th HAFS CAMP의 모든 멘토 선생님들의 영상 편지였다. 모두 다양한 컨텐츠로 우릴 웃겨주셨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드디어 마지막 날이라는게 실감이 났는지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이제 다시는 우리 Arizona반 친구들과 Ally쌤, Phillip쌤을 보지 못할수도 있다는게 너무 속상하고 아쉬웠다. 영상이 끝나고 반에 가서도 계속 친구들이랑 울었다. 너무 아쉬웠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것만 같았다. 야속했다. 왜 행복할땐 시간이 빨리가고 힘들땐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일까. 3주밖에 안본 사람들인데 왜 그렇게 아쉬워 하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기숙사에서 잠을 잘때 외엔 거의 하루종일 우리 반과 계속 서로 동고동락 하고 의지하면서 지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정이 이미 들대로 들어버려서 너무 많이 울었다. 슬플땐 같이 슬프고 행복할땐 같이 행복했다. 같이 웃었고 같이 울었다. 3주간 모든 순간순간을 함께 해온 우리 Arizona반. 떠나 보내는게 너무 아쉬웠다. 마지막 교시엔 롤링페이퍼를 쓰고 기숙사로 돌아갔다. 롤링페이퍼를 보니 또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친구들이 너무 덕담을 많이 해줘 웃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정말 실감이 났다. 아 이젠 진짜 끝이구나, 안녕이구나. 다음날, 진짜 이젠 퇴소날이었다. 전날 밤에 몰래 Phillip쌤과 Ally쌤에게 드릴 편지를 써 그날 아침에 드렸다. 읽으셨는지 안읽으셨는진 모르지만 그저 내 마음만 잘 전달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것이니 그것만으론 충분했다! 마지막 아침을 먹고 교실로 가기 전에 Ally쌤이 급하게 나와 다른 친구들 몇명을 부르셔서 바로 국제 세미나실로 가라고 하셨다. 가보니 Phillip쌤이 계셨다. 알고보니 우리가 PT중등부 대상이라고 하셨다. 듣고 나서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때 그 느낌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다. 우리가 대상이라니 정말 듣고 나서도 믿기지 않았다. 게속 결과가 나오지 않길래 떨어진줄 알고 체념 했는데 대상이라니 너무 신기했다. 그렇게 난 내 PT 팀원들과 대상을 받았다. 입학홍보부장님께서 직접 수여해 주셨다. 퇴소식이 끝나고 교실로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고 Ally쌤이 우리에게 HAFS 이니셜이 박혀있는 에코백을 나눠주셨다. 이제 진짜 작별의 시간이 되었다. Phillip쌤과 마지막으로 포옹을 하고 교실을 나서 부모님이 계신 기숙사로 향했다. 그래도 마지막은 웃으면서 보낸 것 같아 행복했다. 정신이 없어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하고 가자 드디어 완벽하게 실감이 났다. 이제 진짜 안녕이었다. 정말이지 난 이 캠프에서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은것 같다. 난 여기서 우정, 사랑, 존경에 대해 뼈저리게 배운것 같다. 정말 너무 행복했고 매 순간순간들이 다 작품처럼 소중했다.
만약에 외대부고 캠프에게 별점을 준다면 난 분명 자신있게 별 5개를 줄것이다. 아니 5개로도 모자라다고 말하고 싶다. 외대부고 캠프는 나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년이 지나도 난25th HAFS CAMP를 잊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가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난 분명 첫 입소날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또 새로운 마음으로 3주를 보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