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나는 3주간 28기 용인외대부고 캠프에 참여했다. 캠프와의 첫 만남은 마치 우연히 발견한 선물 같았다. 사실 엄마는 이미 캠프 참가 신청에 성공했지만, 내신에 반영되는 시험을 앞둔 나의 마음이 흔들릴까 걱정하셔서 “확정은 아니고 그냥 한번 신청해 본 거야”라고 작은 거짓말을 하셨다. 그러나 눈치 빠른 나는 그 설렘 어린 비밀을 이미 알고 있었다.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종종 눈앞에 용인외대부고 캠프의 풍경이 아른거렸고, 어느새 현실과 기대 사이에서 마음은 푸른 잎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시험이 끝나자 드디어 본격적으로 캠프 준비가 시작되었다. 입학 테스트를 보고 세부적인 계획을 짜면서 며칠 밤을 설렘과 긴장 속에 보내기도 했다. 꿈속에서도 캠프의 하루가 먼저 시작되었다.
마침내 현실이 된 캠프. 먼저 그 기간동안 도움이 되었던 필수 아이템들을 캠프 참가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가습기, 쏠라씨(간식은 안 되지만 비타민은 가능했다), 귀마개(자습시간의 혼돈 속에서 나만의 고요를 선사해줬다), 바세린, 그리고 큐브와 같은 작은 위안의 장난감들이 바로 그 꿀템들이다.
급식실에 캠프 참가자들이 모였을 때, 처음 만난 낯선 친구들의 얼굴에서 낯선 풍경처럼 막막함이 밀려왔지만, 걱정과는 달리 그 어색함은 금세 흐려졌다. 교실에서 각자의 이름을 소개하고, 어색한 미소 속에서도 천천히 서로에게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다. 기숙사에서 처음 만난 룸메이트는 봄바람처럼 따뜻한 성격으로 나를 맞아주었고, 덕분에 마음의 긴장이 빠르게 풀어졌다. 이후 물품 검수와 첫 롤콜을 끝내고 나서 맞이한 꿀잠은 낯선 환경에서의 긴장을 잠시나마 달래주는 달콤한 휴식이었다.
이제 내가 경험한 다양한 캠프 과목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English PT)
다른 친구들은 지루하다고 했지만, 나는 이 과목이 가장 짜릿했다. 발표 후 질문에 완벽하게 답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English Essay)
조금 단조롭기는 했지만, 나에게 글의 자유와 창조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준 고마운 수업이다.
(English Debate)
활기 넘치는 선생님과 함께한 토론 시간은 내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었다. Asian Parliamentary Debate라는 새로운 방식의 토론을 경험하며, 빠르게 돌아가는 30초의 전략 타임 속에서 짜릿한 압박감을 느꼈다.
(English Film)
영화를 그저 휴식용으로만 생각했던 내게, 작품을 분석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해준 신선한 충격의 수업이었다.
(English Activity)
담임 선생님(Kate쌤), 부담임 선생님(Tay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며 마음껏 웃고 즐길 수 있는 수업이었지만, 때론 예상 밖의 기발함에 당황하기도 했다.
(Sports Club)
라크로스와 뉴 스포츠를 통해 뻐근한 몸을 풀며, 스트레스로 지친 마음까지 시원하게 풀 수 있었던 청량한 시간이었고, 이 시간이 없었다면 긴 캠프 생활이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Homeroom & Counseling)
한 주에 한 번씩 진행되는 상담 시간 동안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수다는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이었다. 비록 숙제에 정신없었지만 그 속에서 우리의 웃음은 지치지 않았다.
(E.T(미국 문화 탐구))
미국 문화를 탐구하며 친구들과의 진지한 토론을 통해 캠프 내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준 수업이었다.
(Debate 대회)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 치열한 토론의 물결을 건너 결승까지 진출했고,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2등이라는 멋진 성취를 얻었다.
Shoutouts to Sarah, Jennifer(Duke); Zoe(Princeton)
(PT 대회)
발표 당일, 긴장으로 인해 급히 역할을 교체하는 작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질의 응답에서의 자신감 덕분에 이 또한 아름다운 2등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Shoutouts to Bomin, Lucy, Han(Westpoint)
캠프에서 보낸 19일은 길고도 짧았다. 처음엔 낯선 얼굴들과 낯선 환경에 걱정이 앞섰지만, 이제는 그 낯설었던 풍경이 내 추억의 가장 소중한 한 장면이 되었다. 이 캠프를 통해 나는 성장했고, 많은 친구들과 선생님들 속에서 나의 청춘을 한층 더 아름답게 채워갈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을 뒤돌아보니, 지나간 날들이 마치 한겨울 속 따뜻하게 빛나는 별처럼 마음 깊이 반짝이고 있다.
Westpoint! 웨포 친구들아, 19일 동안 수고 많았어. 너희들 덕에 내가 많이 성장하고 추억도 많이 만들 수 있었어. 정말 고마워~!
Shoutouts to Han, Sean, Haim, Anna, Bomin, Yuhyun, Lucy, John, Junon, Kyuhun, Kate, Rachel, Goeun, Sienna, Jenny
그리고 나의 Roommate, Bryan(Yale)! 기숙사에서 수다도 떨고 숙제도 서로 도와가며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어. 내가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