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생각해본다. '내가 만약 캠프에 안 갔더라면 어땠을까?' 그러면 엄청 후회했을 것 같다. 내가 정말 좋은 추억과 깨달음을 얻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엄마가 나한테 물었다. "외대부고 캠프에 가보는 거 어때?" 나는 3주 동안 가족과 떨어져본 적도 없고, 수업이 어려울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싫다고 했다. 그렇지만 미리 다녀온 언니의 얘기도 들어보고 후기도 읽어보니 결국 마음이 바뀌게 되었다. "엄마, 나 영어 캠프 가고 싶어." 반 편성 고사를 모두 마치고 캠프에 가기까지 이틀이 남은 날이었다. '선생님은 좋으실까, 반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룸메이트는 어떤 친구일까...' 여러 걱정을 하며 나는 짐을 쌌다. 드디어 캠프 입소날이 되었다. 처음에는 실감이 안 나서 그런지 조금 어색했다. 차에서 내려 국제 세미나실로 가서 아직 오지 않은 우리반 친구들을 기다렸다. 영어를 정말 유창하게 하는 친구, 벌써 자기 반 친구를 만나 함께 수다를 떠는 친구 등등.. 벌써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 다양한 친구들을 보며 나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다. 입소식이 끝나고, 선생님을 만나 3주동안 공부할 반에 가서 여러 활동을 했다.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니까 다가올 캠프 생활이 더더욱 기대가 되었다. 이후 기숙사로 돌아가 짐을 풀고, 룸메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며 하루가 끝났다. 기숙사에는 우리가 자고 있는 새벽까지 우리를 지켜주시는 Night Guard 선생님이 계셔서 든든했다. 다음 날인 월요일부터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3주 동안 English PT(presentation), Essay, English Debate, English Film, English Grammar, English Activity, Sport Club을 배운다고 생각하니 설레었다. 수업 이외에는 Daily Test도 보고 방과후인 E.T 활동이 있었다. 주말에는 특강이 있는데 외대부고 선생님과 졸업생 분들께서 오셔서 더욱 유익하고 수준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외대부고 수학 선생님께서 강연해주신 '수학을 잘하는 방법' 이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첫 번째 주 토요일에는 Debate 예선이 있었다. 심사위원이 있는 '대회' 라서 그런지 긴장하는 친구가 많았다. 나 역시도 그랬지만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어 본선까지 나가게 되었다. 디베이트 본선에서는 찬성과 반대를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잠도 줄여가며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PT 예선 또한 준비해야 했는데, 특히 PT는 ppt까지 만들어야 하고, 2분짜리 대본을 외워야 해서 정말 힘들었지만 친구들과 같이 협동하며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일요일에는 체육대회가 있었다. 비록 우리가 이기진 못했지만 함께 춤을 추고 게임도 하니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싹 날아갔다. 반 친구들과 더 돈독해지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둘째 주 일요일에는 골든벨도 하고 반별로 협동 활동을 했다. 우리 반이 비록 1등을 하지는 못했지만 중간에 떨어진 친구들을 같이 격려해주며 1등보다 더욱 값진 우정을 쌓아갔다.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열심히 3주 동안 공부했던 걸 보는 Final Test 를 보고 인터뷰를 했다. 그 다음 날 있을 장기자랑도 결정하고 롤링 페이퍼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에게 돌아가며 편지를 쓰니 집에 곧 갈 수 있다는 기쁨보다는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아쉬움이 더 강해졌다. 그 다음 날인 목요일에는 모든 반과 전체 선생님들이 강당에 모여서 장기자랑을 했다. 전교생이 날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엄청 긴장이 되었지만 뜨거운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반응을 보니 뿌듯하기도 했다. 선생님들이 준비하신 영상을 보니 재밌으면서도 우리를 위한 모든 분들의 노력이 느껴져서 감동이었다. 퇴소 전 마지막 반별 시간에는 슬픈 노래를 들으면서 지금까지 찍었던 모든 사진들을 봤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하나 둘씩 우니까 이별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누구보다 친하게 지내온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슬퍼서 나도 계속 눈물이 나왔다. 퇴소식 날이 되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방을 정리하고 룸메와 작별 인사를 했다. 교실에 잠시 들려 HAFS에코백에 담긴 내 물건을 갖고 부모님을 만나 집으로 가게 되었다. 이렇게 3주간의 모든 캠프 일정이 끝났다. 캠프에 가기를 고민했던 시간이 정말 아까울 정도로 얻어간 게 정말 많았다. 처음에는 영어로 내 생각을 말하는 게 조금 망설여졌는데 점점 자신감이 붙어서 나중에는 Debate 본선에 나갔을 정도로 성장한 내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스터디 플래너와 비슷한 큐브 노트도 캠프 중에 쓰게 되었다. 오늘의 할 일과 목표 달성량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공부 습관도 바뀌게 되었다. 심지어 캠프를 나와서도 계속 큐브 노트를 쓸 정도로 학업에 큰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사실 나도 그렇지만 반 친구와 선생님이 너무 많이 보고 싶고 엄청 아쉬울 수도 있다. 특히 나는 이번 캠프에서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낼 수 있게 해준 친구들에게 더욱 정이 들어 매년 두 번씩 만나기로 약속했다. 심지어 10년 뒤 용인 외대 글로벌 캠퍼스 입구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까지 잡을 정도로 이번 캠프가 나에게는 평생토록 기억할 추억이 되었다. 우리 Colorado 반 Yena, Ayeon, Yuahn, Harry, Yuna, Leo, Jena, Lilly, Rex, Daisy, Katie, Hayun, Seung Choe, Evan teacher, Sierra teacher 항상 고맙고 사랑해요~ 저희 6층을 늦게까지 지켜주셨던 Night Guard Melanie 선생님, Lydia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를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들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