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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기 HAFS CAMP 우수 후기] Johns Hopkins반 박범준

박범준 조회 : 458 | 등록일 : 2024.09.09

나도 모르던 내 진짜 모습을 찾게 해준 HAFS 캠프

 

처음 엄마가 캠프 참가를 권해주셨을 때, 난 흔쾌히 가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어쩌면 다른 나라에서 온 뛰어난 친구들과 3주간 함께 있는다는 게 정말 기대됐다. 그 아이들 사이에서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수업들을 따라가는 것이 힘들 것이란 사실은 예상했지만 나 정도면 금방 적응하고 곧잘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난 입소식을 마쳤다.

 

내게 첫 주는 너무나도 힘들었다.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가는 게 힘들었다. 우리 반 친구들을 모두 영어를 잘하는데, 나만 뒤처지는 게 육체적으로도, 심적으로도 괴로웠던 기억이 난다. 매일매일 수업을 따라가는 데에만 급급한 일주일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매일 아침 7시마다 울리는 알람 소리를 들을 때면 군대 기상 나팔을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셨다고 전해 들은 아빠의 모습이 떠올랐다. 달력을 보며 앞으로 2주 동안 어떻게 버티나.. 걱정되었다.

 

내가 HAFS 캠프를 즐기게 된 건 첫째 주 일요일, 입소식에서 정확히 일주일 후였다. 친구들과 함께 체육대회도 하고, 레크레이션을 즐기면서 이 캠프에 대한 나의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친구들보다 뒤처진다는 것은 내가 이 캠프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일상 속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캠프에서의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자! 라는 생각을 했다. 퇴소일 날 더더욱 성장해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하니 앞으로의 캠프 생활들이 정말 기대되었다. 남들은 입소식에 했을 다짐을 난 일주일 늦게 한 것이다.

 

마음을 다르게 먹으니 받아들이는 것들도 달라졌다. 수업은 아직 어려웠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과 내 꾸준한 노력 덕에 조금씩 수업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은 물론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 반 친구들의 모습이 나에게 큰 힘을 주었다. 주어진 순간에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정말 멋졌다. 내 14년 인생 처음으로 존경하고 닮고 싶은 친구들이 생기게 되었다. 매일매일 열심히 캠프를 즐기다 보니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도 발견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나 자신을 느끼는 경험은 정말 즐거웠다. 반 친구들도, 기숙사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HAFS 캠프에 완전히 적응한 내게 커다란 도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presentation 대회였다. 4명으로 이루어진 우리 팀은 정신지체장애를 주제로 발표를 준비했다. 한국어로 준비해도 어려운 의학 관련 주제라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조원들의 활약으로 척척 진행되어가는 준비 과정을 보며 감탄했다. 나 또한 좋은 결과를 위해 밤 늦게까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힘들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다행히도 예선에 통과했다! 날 향한 심사위원분들의 질문이 예리해서 떨렸지만 내가 수없이 검색하고 외운 파트의 질문이었기에 잘 대답할 수 있었다. 예선 통과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다음날 이어진 본선은 더더욱 긴장되었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발표를 좋게 마무리했고, 금상을 받았다. 나와 우리 조의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받은 금상은, 내가 지금까지 받은 상들 중 가장 환하게 빛나는 듯 했다.

 

퇴소일 전날 밤,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과도, 선생님들과도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슬펐다. 첫째 주에 그토록 기다리던 퇴소일이 바로 내일인데 기쁘지 않았다. 친구들도, 캠프 생활도 이제야 익숙해졌는데 벌써 끝이라니! 시원섭섭한 기분이었다. 눈을 감고 지난 3주를 떠올렸다. 정말 힘들고 슬픈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즐거운 기억들이 있었다. 

 

난 이 캠프에서 내가 지금까지 몰랐던 내 잠재력을 보았다. 누구보다도 노력하는 뜨거운 열정을 지닌 친구들을 보았다. 내가 이곳에서 배우고 느낀 모든 것들은 평생 내 가슴 속 한 켠에 남아있을 것이다. 우리 Johns Hopkins 반 친구들, selina 선생님, 룸메이트 Lucas.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만약 HAFS 캠프 참가를 망설이고 있다면 꼭 참가하라고 권하고 싶다. 난 캠프에서 그 무엇보다 값진 경험을 하고 왔다. 이 캠프에 참가한다면 분명히 누구보다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반짝 반짝 빛나는 내면의 '가능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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