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가 기쁘게 느껴질 수 있을까? 외대부고 캠프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무조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캠프가 끝난지 어느덧 5일이 지났지만, 캠프에서 있었던 모든 추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쉬는시간 마다 친구들이 부르던 노래 소리, 손으로 부는 피리 소리, 아침마다 우리를 깨우시던 나이트 가드 선생님의 목소리, 밤마다 룸메와 수다를 떨던 소리까지. 외대부고 캠프에 가기 전에, 나는 기대를 하는 동시에 두려움도 많았다. 전국에서 아이들이 오는 캠프이기 때문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고, 전국의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모두 모일 것 같아 불안함도 있었다. 또, 낯선 곳에서 3주간 혼자 지내야 한다는게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셔틀에 타는 순간 그 생각들은 모두 사라졌다. 나는 수서역에서 셔틀을 타고 외대부고까지 갔다. 셔틀을 탈 때 명단을 체크해주시고 짐을 정리해 주시던 선생님이 계셨었는데, 너무 친절하셔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두려움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나중에 이 분이 내 에세이 선생님이시라는 걸 알게되었다. 셔틀에서 내렸을때도, 길가에 많은 멘토선생님들께서 반갑게 환영해주시며 짐을 끌어주셔서 기쁘게 들어갈 수 있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내 부담임선생님께서 짐을 끌어주셨다. 선생님께서는 말을 걸어주시고, 대화를 이끌어 주시면서 긴장을 풀어주셨다. 덕분에 나는 긴장이 풀린 상태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강당에 들어가자, 이미 많은 친구들이 와있었다. 반별로 자리가 있었는데, 나는 우리반인 UPenn에 가서 앉았다. 혹시라도 아는 친구가 있을 까봐 둘러보았지만, 없었다. 나는 아직 어색했던 친구들 옆에 앉아서 핸드폰만 만지작 하며 기다렸다. 드디어 친구들이 모두 들어오자, 산초 선생님께서 입소식 겸 외대부고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우리의 꿈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다. 강의가 끝나고, 우리는 반으로 갔다. 교실에는 책상이 U자 형으로 되어있어서 신기했다. 우리는 이름표를 받고, 핸드폰을 맡긴 후, 이름표를 만들고, 자기소개를 했다. 진진가게임을 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친구들이 너무 조용하고 소극적이어서 모두 차분한 아이들인 줄 알았다. 우리의 소개를 끝낸 후, 선생님께서 간단한 소개를 하시고, 규칙등을 알려주신 후, 우리는 저녁을 먹을 때까지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이때부터 우리는 서로 대화를 하며 친구를 사귀었다. 드디어 친구들이 대화를 하면서 우리반이 시끌시끌해졌다. 나는 내 옆에 앉아있던 Anna와 Yuna를 사귀었는데, 둘 다 너무 착하고 좋은 친구들이어서 앞으로의 캠프 생활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으리는 기숙사로 돌아갔다. 기숙사에 들어가서, 캠프생활 중 가장 중요한 룸메를 만났다. 내 룸메는 먼저 와 있었다. 우리는 서로 이름, 반, 지역 등을 물어봤다. 하지만 둘 다 I 여서 어색하게 기다리고 있자, 선생님들께서 오셔서 소지품 검사를 하셨다. 다행히 나와 연호는 금지물품이 없었다. 우리는 짐을 풀고, 대화를 몇 번 더 시도했지만, 이어지지 않아서 공부를 했다. 하지만 며칠 같이 지내다 보니 우리는 금방 친해져서 같이 수다를 떨고, 놀았다. 둘째날부터 단어시험이 있었다. 나는 단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단어시험을 본 후, 정규 수업을 했다. 수업에는 Film, Essay, Debate, Sports club A,B, PT, Counseling 등이 있다. Film 시간에는 영화 샤잠을 보며 영화에 들어있는 symbol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모둠별로 스토리보드를 만들어서 최종적으로 발표까지 했다. Essay 시간은 내 최애 시간 중 하나였는데, Essay 시간에는 선생님께서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잠깐 해주시고, First Draft를 쓴 후, 첨삭을 받고, Final Draft를 쓰게 된다. 우리 반 Essay teacher리 너무 좋으셔서, Essay는 우리 반 친구들을 최애 과목이었다. Essay 시간에 선생님께서 첨삭해 주시는 부분들이 꼼꼼해서 좋았고, 실력이 많이 늘은 것 같다. 디베이트 시간에는 디베이트의 기본적인 역할과 규칙에 대해 배운 후, 모의 토론을 여러번 했다. 우리반은 모의 토론을 많이 해서, 디베이트 대회 본선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토론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좋았다. 스포츠 클럽 시간에는 필라테스와 라크로스를 배웠다. 필라테스 수업을 하고 나면 앉아서 수업을 듣느라 찌뿌둥했던 몸이 풀어져서 엄청 시원했다. PT 시간에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모둠별로 조사를 한 후 PPT를 만들어서 발표를 했다. 우리반의 주제는 의학이었고, 우리 모둠의 주제는 CRPS 였다. 영어로 의학을 배우는게 용어가 생소해서 어렵기도 했지만, 지식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이 보람있고, 재밌었다. 또, 모둠별로 PPT를 만들고 발표를 할때도 모둠안에서 단합력이 생기고, 다같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보람찼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8교시마다 Homeroom 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에는 자습을 했고, 매주 화요일에는 부모님과 전화통화를 했다. 또, 이 시간에 큐브노트 검사도 했다. 우리반은 자습시간마다 분위기가 매우 조용하고 차분해서, 공부가 잘 되었다. 저녁을 먹고나서 9교시에는 ET를 하거나 자습을 했다. ET는 월, 수, 금요일에 했는데, 내가 신청한 과목의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내가 흥미가 있는 주제를 공부할 수 있었다. 나는 기업재무 수업을 들었는데, 영어로 재무재표에 대해 배우니까 유식해진 느낌이 늘었다. 9교시가 끝나면 간식을 먹고 기숙사에 들어갔다. 나는 보통 룸메보다 기숙사에 먼저 도착해서, 먼저 씻었다. 한 방에 2명씩 지내는데, 샤워실이 한 개라서, 한명은 롤콜전에, 한명은 롤콜 후에 씻어야 했다. 나는 먼저 씻고 룸메를 기다렸다. 룸메가 오면, 우리는 9시 롤콜 전까지 수다를 떨었다. 우리는 옆반이어서 반끼리도 친했고, 아는 친구들도 있었어서, 각자 반에서 잇었던 이야기 들을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우리는 이 시간에 쪽잠을 자기도 했다. 비록 쪽잡 이었지만, 자고 나면 개운했다. 롤콜 시간에는 나이트가드 선생님께서 공지사항을 전달하시고, 매일 청소 우수방을 지정해 주셨는데, 지정 받으면 블루스티커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도 방을 깨끗이 청소해서 청소 우수방에 여러 번 선정 되었다. 롤콜 시간에는 택배 배부도 해서, 기다려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롤콜이 끝나고 방에 돌아오면 아직 씻지 못 한 룸메가 씻고, 큐브노트에 계획한 공부를 하고, 단어를 외운 후 놀았다. 우리는 책을 읽기도 하고, 공기놀이를 하기도 했다. 9시 30분 정도가 되면, 나이트가드 선생님께서 편지를 배부해 주셨다. 이 시간은 대부분의 친구들이 가장 기다려온 시간이었다. 편지를 읽고 나서, 우리는 또 수다를 떨었다. 우리가 방에서 시간을 보대고 있으면, 나이트가드 선생님께서 돌아다니시면서 아픈 친구가 있으면 보건실에 데려다주시기도 하고, 벌레가 나오면 잡아주시기도 했다. 우리가 놀고 있으면, 씻었는지, 청소는 했는지, 잔소리를 하시기도 하셨는데, 나는 이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신기하게도 기뻤다. 왜냐하면,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데, 나를 신경써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감동적이었고, 나이트가드 선생님이 우리의 엄마 같은 느낌이 항상 들었기 때문이다. 나이트 가드 선생님은 문제가 있으면 항상 해결해 주셨다. 숙제를 하다가 모르는 걸 물어보기도 하고, 대본이 없어지면 찾아주시기도 하고, 침대에 물을 흘렸을 때 도와주시기도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으면 깨워주시기도 하셨다. 나이트가드 선생님 덕분에 내가 3주간 즐겁게 캠프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이트가드 선생님은 항상 웃는 얼굴로 우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돌봐주셨다. 우리가 고민이 있을때는 들어주시기도 하셨다. 내가 캠프를 재미있게 지낼 수 있었던 이유 중 또다른 하나는 상담이었다. 매주 한 번씩 담임선생님 또는 부담임 선생님과 상담이 있었는데, 이 때에는 수업, 친구관계, 룸메, 진로 등 나에 관한 모든 것들을 선생님과 이야기 했다. 이 시간 덕분에 고민이 있으면 털어놓기도 하고, 가끔은 자랑도 하고, 수다도 떨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상담을 하고 싶었을 정도로 삼담은 캠프기간동안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룸메는 캠프의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나는 룸메를 정말 잘 만나서, 나랑 성격이 너무 잘 맞았다. 내 룸메는 너무 착했다. 항상 나를 배려해 주고, 이해해주었다. 내가 캠프에서 기억하는 좋은 추억 중 대부분도 룸메와 함께했던 추억들이다. 룸메와 빨래 바구니를 누르며 깔깔 댔던 추억, 서로 종이를 접어서 명찰에 넣어주었던 추억, 각자 반에 관해 수다를 떨었던 순간까지, 룸메는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들을 정말 많이 만들어 주었다. 할 수만 있다면 캠프를 나가서도 계속 함께 지내고 싶었다. 이 뿐만 아니라, 모든 생멘 선생님들, 전담멘토 선생님들, 디베이트, 에세이 멘토 선생님들, 나이트가드 선생님들, 보건멘토 선생님들까지 모든 분들이 3주간 즐겁고 안전한 캠프 생활을 위해 힘써주셨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생멘 선생님들은 식사시간마다 더움 복도에서 반들을 안내해 주셨고, 보건 멘토 선생님들은 아플 때마다 친절하게 치료해 주셨다. 마지막 주가 되어가자, 나는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캠프에 지내고 싶었다. 이 캠프를 통해, 나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자기주도 학습, 자기 관리, 영어 실력, 그리고 동기부여 등이 있다. 매일 큐브노트를 쓰면서, 나는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기를 수 잇었고, 매일 방 청소를 하고, 스스로 시간을 지키면서 자기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여러가지 수업과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하며 내 영어실력이 향상하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좋은 대학교에 다니시는 멋진 멘토선생님들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다. 또, 가장 중요하게, 나는 소중한 친구들을 얻었다. 이 캠프는 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기회만 된다면, 이번 겨울, 그리고 내년 여름과 겨울에도 꼭 이 캠프에 참가하고 싶다. 또, 내가 대학생이 되어서 멘토로도 캠프에 참가하고 싶다. 우리 UPenn반 친구들, 룸메 연호, Hannah teacher, Daniel Teacher, Jasmine Teacher, Jun Teacher, Clara Teacher, 그리고 다른 모든 멘토 선생님들과 운영진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만나고 싶다. 만약 외대부고 캠프에 오기를 망설이고 있다면, 무조건 신청해보기를 추천한다. 캠프에 갔다 온 후 달라진 나를 경험 할 수 있을 것이다. I love you UPenn! Grace! and all the Mentor Teach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