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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기 HAFS CAMP 우수 후기] West Point 심지호

심지호 조회 : 200 | 등록일 : 2024.02.10
   외대부고 캠프 신청을 해보겠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다. 그야 전국각지에서 캠프를 신청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선착순으로 인원에 드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며칠 뒤 외대부고 캠프 선착순 인원 안에 들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나는 이런 류의 캠프를 이전에도 접해본 적이 없는지라 캠프가 나에게 얼마나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지 가늠하지 못하였으며, 내 방학의 3주간을 캠프에 투자하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물론 나에게 입소할지 말지의 선택의 자유를 주셨으나 나로서는 경쟁률을 뚫고 캠프 신청에 성공하신 부모님을 봐서라도 입소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나는 캠프에 참여하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입반 시험을 치른 뒤 1월 7일 일요일, 캠프에 입소했다.
 

  캠프에 입소한 첫날 용인외대부고 입학부장 Sancho 선생님의 오리엔테이션은 내가 캠프에 가졌던 ‘과연 이 캠프가 나에게 정말로 3주동안 시간을 투자할 만큼 유익한가?‘ 라는 의심을 타파하게 해 주었다. 캠프에 입소한 학생들을 발전이 필요한 대상으로서 대하며 외대부고 캠프로 인해 더욱더 넓은 시야를 갖고 우물 안 개구리 신세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캠프의 목표는 단순히 학생들을 즐겁게 하고 배움을 준다는 형식적인 목표와는 달랐다. 강렬한 오리엔테이션 이후로 나에게는 이 캠프에서 내가 가능한 할수있는 최선을 다하여 좋은 결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 다음 날부터 시작된 캠프 생활의 첫째 주는 한마디로 인고의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캠프에서 주최하는 본격적인 활동들을 하기 전이라 둘째 주와 셋째 주보다 무척 한가로웠다. 하지만, 같은 반 West Point 학우들과의 친분이 쌓이기 전에 개개인의 참여를 절실히 요구하는 수업을 듣게 되어 학우들간 친분 이전에 수업으로 다져진 비즈니스식 관계가 먼저 성립되었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캠프 시스템에 아직은 잘 적응하지 못하여, 수업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으며 무려 9교시까지 있는 캠프생활에 지치기도 했다. 캠프에서 제공하는 수업은 하나같이 내가 평시 참여하던 수업과는 달랐다. 수업에는 English Debate, English Presentation, English Film, English Essay, Sports Club A, Sports Club B, English Activity 가 있었다. 이들 모두 이론식 설명 수업 대신 학생들간 토론과 의견 피력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서 생소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첫째 주의 절반이 지나갈 때쯤 이러한 수업들의 장점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첫날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들었던 것처럼 모두의 의견을 경청하고 나 또한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어 발전한 것이다. 이러한 발전과 변화를 나 자신도 실감하게 될 때쯤 나에게는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캠프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했다면, 앞으로 남은 둘째 주와 셋째 주에는 무엇을 한단 말인가?’ 그러나 이 의문은 금세 사그라들게 되었다. 캠프는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고 다른 학생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팀워크를 이루는 능력을 발전시켜 주었고, 이 능력을 응용해 두 가지 프로젝트를 우리에게 던져 주었다. 먼저 디베이트 챔피언십은 토론 대회로, 학생 4명이서 팀을 이루어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다른 팀과 찬반을 나누어 토론을 하는 대회이다. 최선을 다하여 주제에 대해 분석하고 그럴듯한 근거를 내세웠으나, 아쉽게도 본선에 올라가지는 못하였다. 두 번째로 3주간 8분짜리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 퇴소 이틀 전 예선을 치르고, 퇴소 전날 본선을 치르는 것이다. 4명씩 팀을 이루어 생소한 의학 주제에 관하여 대본을 짜고 슬라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뇌전증이라는 생소한 주제는 다사다난한 우여곡절을 겪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캠프에서 한주를 보내며 쌓인 스트레스는 일요일 체육대회를 통해 시원하게 해소해, 이 캠프가 꼭 수업만 중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생겼다.

 

  첫째 주에 전반적으로 캠프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에 적응하여 둘째 주에는 첫째 주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같은 반 친구들과 가까워지게 되어 캠프 생활이 수업에서 배움을 얻는 것에만 의의를 두지 않게 되었다. 학우들과 어울리는 것에도 의의를 두게 되어, 캠프가 점차 즐거워지게 되었다. 또한 캠프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고 느꼈던 것도 있다. 매일같이 단어를 외우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다른 수업에도 참여하며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나도 모르게 가 있던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즈음 룸메이트가 중도퇴소하고 나까지 코로나에 걸려 사흘을 집에서 보내다 와 내가 다시 캠프에 잘 참여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다행히도 내가 없을 동안 조원들은 성공적으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친구들도 내가 돌아왔을 때 열렬히 반겨 주어 캠프 생활을 잘 이어갈 수 있었다. 

 

  마지막 주가 다가와 캠프를 마무리하는 분위기가 물씬 나기 시작하고, 프레젠테이션 대회날 또한 점차 다가와 긴장감이 커졌다. 그래도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마침내 예선에서 발표를 한 후, 기쁘게도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발표는 성공적이었으며, 발표 이후의 질의응답 또한 성공적이었다. 조원 모두 뇌전증이라는 주제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조사해왔던 지식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프레젠테이션을 해냈다. 모두가 준비과정에 최선을 다해 참여한 증거이기에 나는 더욱더 우리 조가 자랑스러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본선에서도 성공적으로 발표를 하여, 끝내 대상이라는 결과를 이루어내었다. 캠프에서 배운 모든 것을 잘 응용한 결과가 이 프레젠테이션 대상 이라는 생각에 이 캠프에서 얻은것이 많음을 느끼게 되었다. 이후 정말로 캠프를 마무리짓는 장기자랑과 다음날 퇴소식을 끝으로 캠프는 끝이 났다.

 

  캠프에서 얻은 모든 것들을 글로 적기에는 여백이 한참 모자랄만큼 이 캠프가 내게 가져다준 것이 많다. 매번 책상에 앉아 선생님의 말씀을 듣기만 하는 평소의 교육에서 벗어나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다른 의견도 받아들이며 토론하는 식의 수업을 하였다. 이를 통해 더이상 우물 안 개구리로 잔류하는 대신 우물 밖으로 나와 세상을 굽어보는 자세를 터득하였으며, 인터넷으로부터 벗어나 나의 시간을 진정으로 의미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단순 지식을 배우고 온 것이 아닌 사회생활을 비롯한 세상을 대하는 태도, 마음가짐 등을 두루 섭렵하고 온 것이다. 이번 외대부고캠프가 내 유년기에 있어서 매우 뜻깊은 경험이 되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 경험을 바탕삼아 나는 내가 한층더 성장하고 발전하여 세계의 촉망받는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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